전업주부에서 중의사로...62세 한국인, 中서 꿈을 이뤄-Xinhua

전업주부에서 중의사로...62세 한국인, 中서 꿈을 이뤄

출처:신화망 한국어판

2023-06-04 09:16:39

편집: 朱雪松

[신화망 광저우 6월4일]   중국 광저우(廣州) 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 병동에서 서명희씨가 환자를 위해 침을 놓고 있다. 그는 이번 병원 견습을 마지막으로 5년간의 학과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한다.

대구에서 온 서씨는 올해 62세다. 2018학년도 광저우 중의약대학 침구추나과에 입학한 최고령 학생이자 유일한 외국인 학생이다.

57세의 나이에 중국어와 중의약에 대한 지식 하나 없이 자신의 노력으로만 무사히 졸업했다는 서씨의 이야기는 광저우 중의약대학의 미담이 됐다. 중국 선생님과 학생들은 서씨를 보며 '늙어 죽을 때까지 배움은 끝나지 않는다'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지난달 31일 광저우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에서 서명희씨가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서씨와 마찬가지로 그의 세 자녀 모두 중국대학교 중의약 학과를 졸업했다. 큰딸은 광저우 중의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큰아들은 2022년 광저우 중의약대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작은아들은 산둥(山東)성 빈저우(濱州) 의과대학 졸업 후 유럽에서 공부하고 있다.

서명희씨는 중국의 침술과 추나요법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점과 한국 노년층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입각해 일찍이 세 자녀에게 중의약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 중국에 올 생각을 가졌다.

아이들의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서씨는 혼자 세 자녀를 데리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큰딸과 큰아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작은 아들은 중학교에 들어갔다.

원래는 세 자녀가 중국에서 공부를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가 함께 중의원을 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7년 막내 아들이 중국 의대를 졸업하면서 서씨도 중의약을 공부할 마음이 생겼다.

서씨는 "아이들은 다 배우는 데 나는 왜 안돼? 나중에 아이들이 일할 때 나도 함께 도울 수 있고 공동의 목표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고 그의 의지는 가족들의 지지를 받았다.

2017년 9월, 57세의 나이로 30여 년의 주부 생활을 마친 서씨는 그토록 바랐던 대학생이 됐다.

서씨는 당시 온 가족이 중국의 여러 중의약대학을 고려했지만 결국 광저우 중의약대학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광저우의 겨울은 춥지 않고 자연경관도 매우 좋으며 2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인문학적 토대가 튼튼한 곳"이라며 "사계절 꽃이 피는 광저우에서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언어 기반이 전혀 없는 외국인 학생에게 중의약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서씨는 "선생님이 수업한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이해하고 중국어로 다시 번역해 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도 언어지만 나이가 들어 아침에 외운 내용을 오후에 까먹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서씨는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공부를 했고 수업이 끝나 기숙사에 돌아와도 밤 12시까지 공부를 했다. 시험 기간이면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했다. 아픈 시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1년 휴학한 것을 제외하면 5년 동안 학부생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를 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공부한 서씨는 공부한 과목에 모두 합격했고 졸업시험도 무사히 통과했다. 중국 선생님과 학생들의 도움, 그리고 자녀의 서포트가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서씨는 "입학 첫날부터 주변 중국인 친구들이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라고 말했다"며 "시험을 볼 때마다 핵심을 짚어주고 복습도 도와줬으며 공부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오십견에 걸렸을 때는 중국 선생님이 침을 놔줬다"고 말했다.

중의약 선배인 큰딸과 큰아들이 서씨의 공부를 도왔다. 서씨는 "제가 공부를 시작한 이후 딸이 거의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아이들은 귀찮은 기색 없이 도와줬다"며 "매일 엄마 대단해, 엄마 졸업할 수 있어라고 격려해줬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치료 방면에서도 중국 의사 및 환자 모두에게 호평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광저우중의약대학 제1부속병원에서 중국인 선생님이 서명희씨에게 침놓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의사 린민(林敏)은 서명희씨의 침구추나과 실습 지도교사다. 그는 "퇴직해야 할 나이에 도전하는 것은 둘째 치고 서씨의 학습태도를 많은 젊은이가 배워야 한다"며 "병원 실습 과정을 그저 지켜만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서씨는 언제나 직접 연습하고 메모한 뒤 집에 돌아가 반복해서 연습하는 등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서씨는 장래에 대한 생각이 확실하다. 이번 달에 졸업한 뒤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돌아가 기숙제 중의약 학교를 열고 한국 학생들에게 중국어와 중의약에 대한 지식을 가르칠 예정이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바로 중국의 중의약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돕고 노인병원을 설립해 중의약이 더 많은 한국인을 도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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