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10월31일] 깊어가는 가을, 베이징 옌칭(延慶)구의 험준한 산들 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바다링(八達嶺) 만리장성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만리장성 기슭에 있는 중관춘(中關村)옌칭위안(延慶園) 드론산업단지에서도 분주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 금속 상자에는 완제품이 들어 있는데 곧 고객에게 발송될 예정입니다. 조립 중인 이 최신 기종은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공개될 겁니다." 리징양(李京陽) 베이징칭항(清航)쯔징(紫荊)장비테크회사 회장은 "올해 주문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약 374㎢의 공역은 미래 산업을 선점하려는 옌칭에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드론, 범용 항공 등 분야의 '전정특신(專精特新, 전문화·정밀화·특색화·참신화)' 기업과 연구팀이 잇따라 둥지를 틀면서 저고도 경제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옌칭은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 산시(山西)성 다퉁(大同),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우란차부(烏蘭察布) 공역과 인접해 있어 지역의 저고도 물류를 연결하는 핵심 노드로 꼽힌다.
리 회장은 9년 전만 해도 드론이 '진열장 속의 케이크'처럼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존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연구 끝에 그와 팀원들은 드론 산업의 전망이 매우 밝다는 확신이 섰다.
리 회장은 "드론을 더 높은 고도에서 더 빠르고 더 무거운 하중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모든 연구진의 목표였다"고 회상했다.
리 회장과 연구팀은 반복적인 테스트와 이론 검증을 통해 마침내 '교차식 트윈로터'와 '추력 테일 로터(헬기의 꼬리날개)'를 결합한 무인 헬리콥터 설계안을 제안했다.
"두 개의 로터는 양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횡력을 제공해 안정성이 높고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습니다." 리 회장은 "교차식 트윈 로터에 테일 로터를 추가해 추력을 제공하면 같은 등급의 기종에 비해 하중과 속도가 크게 향상된다"며 "비행 속도가 시속 200㎞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 회장은 "회사가 저고도 물류, 긴급 구조 등 분야에 응용되는 30여 대의 무인 헬리콥터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허베이(河北)성 라이수이(淶水)의 홍수 재난 구조 작업에서 교차식 트윈 로터 무인 헬리콥터는 테더드론(유선드론)과 긴밀히 협력해 피해 지역에 물∙음식∙의약품 등의 물자를 수송했다. 여기에 사용된 테더드론 역시 중관춘옌칭위안의 드론 개발 기업인 베이징다궁(大工)테크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테더드론은 마치 '철 풍선'과 같아서 계류 케이블을 통해 드론과 임무 장비에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24시간 동안 계속 공중에 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탑재된 응용 장비가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됩니다."
장제(張潔) 베이징다궁테크회사 부사장은 "자사의 테더드론은 300m 높이에서 35㎏ 중량의 물품을 수송할 수 있고 신호 전송이 안정적"이라며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응용 시나리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관춘옌칭위안의 '다궁테크' 공장 외부 공터에서는 테더드론 연구팀이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장 부사장은 "회사가 4년 전 옌칭에 입주한 이유가 '문만 열고 나가면 테스트할 수 있는' 공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관춘옌칭위안에는 100여 개의 드론 및 범용 항공 기업이 밀집해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옌칭구 소재 드론기업 생산액과 매출액은 각각 12억2천300만 위안(약 2천360억3천900만원), 10억8천만 위안(2천84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저고도 경제 관련 산업의 생산액과 매출액은 각각 23억3천만 위안(4천496억9천만원), 26억5천만 위안(5천114억5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오는 2026년에는 옌칭구의 저고도 경제 총 규모가 50억 위안(9천65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왕잉(王贏) 옌칭구과학기술및경제정보화국 국장은 "옌칭구가 ▷응급 구조 ▷생태 모니터링 ▷만리장성 보호 ▷도시 물류 ▷문화관광 체험 등 분야에서 드론의 응용 시범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저고도 경제의 기술 혁신, 산업 혁신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다화(葉大華) 옌칭구 구장은 옌칭이 수도의 저고도 안전의 '전체 사슬'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만리장성 기슭에서 저고도 경제 안보를 위한 '공중 만리장성'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