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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추방’ 당한 나는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미국을 보았다”

출처: 신화망 | 2020-08-14 15:39:57 | 편집: 박금화

 

2020년7월20일, 한 여성이 유모차를 밀며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 여행안내소를 지나가고 있다. [촬영/신화사 기자 왕젠강(王建剛)]

올해 3월을 회상하면 머리 속에 온통 압박 받고 재촉 당하던 광경이 떠오른다. 미국 정부가 갑자기 미국 국내에 있는 많은 중국 기자들을 변칙적으로 쫓아내면서 나의 신화사 유엔 지사 주재 근무도 어쩔 수 없이 ‘비정상’적으로 조기 종료됐다.

미국이 정한 기한이 너무 촉박했다. 불과 10여일 만에 짐을 꾸린 것 외에도 아파트관리소, 은행, 전기회사, 인터넷 회사 등에 연락해 각종 일들을 긴급 처리하느라 바쁘게 뛰어다녔다. 유엔 주재 언론계 동료들과 작별할 때 그들은 유엔 본부가 뉴욕에 있긴 하지만 유엔은 미국이 창설한 것이 아닌데도 미국의 유엔 본부 주최국 지위에 대한 남용이 믿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는 국제 다자제도에 대한 경시를 거듭 반영하는 것이라며 개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 숲(2020년8월9일). 유엔 본부 사무국이 이 속에 있다.[촬영/신화사 기자 왕잉(王迎)]

3월2일, 미국 정부가 갑자기 주미 중국 매체 중국 측 직원을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마침 나는 주유엔 중국대표단의 기자회의에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3월 중국이 안보리 순번 의장국이었으므로 대표단은 당월 의사일정을 소개할 예정이었다.

2020년3월2일,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3월 순번 의장을 맡은 장쥔(張軍·가운데) 주유엔 중국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촬영/신화사 기자 리무쯔(李木子)]

미국이 발표한 기한에 따라 임기가 앞당겨지면서 10일 후에 귀국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너무 극적이라 현실감이 떨어져서 그런지 평온한 마음으로 회의실에서 차분하게 회의 기록을 했다.

당일 회의에서 발표된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다자주의 수호 관련 공개토의 개최 건이었다. 유엔에서 뉴스를 전하던 2년을 회고해보니 나는 미국과 다자주의의 결별을 여러 차례 목도했다.

2018년10월16일,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쿠바 대표가 회의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국이 발기한 쿠바 인권 위반을 비난하는 회의가 이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여러 국가 외교관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촬영/신화사 기자 리무쯔(李木子)]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하나이지만 최근 유엔의 ‘비주류’로 전락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기후변화, 이란 핵문제 등에서 미국의 입장은 대다수 국가와 상반된다.

‘도에 어긋나 도와주는 사람이 적은’ 미국은 유엔 총회에서 수 차례 지탄을 받았다.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이전한 것에 대해 유엔 총회는 예루살렘의 지위 변화에 대한 모든 결정이나 행동은 ‘무효’라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총회는 또 수십 년에 걸친 쿠바 경제와 상업, 금융에 대한 봉쇄를 종료할 것을 미국에 28년째 촉구하고 있다.

2017년12월21일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촬영한 유엔총회 긴급회의 현장. 유엔총회는 이날 예루살렘의 지위 변화에 대한 모든 결정이나 행동은 ‘무효’라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촬영/신화사 기자 왕잉(王迎)]

다자주의의 ‘원탁테이블’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먹히지 않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탈퇴를 선택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파리 기후변화 협정과 유네스코, 유엔인권이사회 탈퇴하고, 유엔이주협정(Global Compact for Migration)의 제정 프로세스를 탈퇴했다. 최근에는 국내 코로나19 방역 미흡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책임을 외부에 전가할 심산으로 WHO 탈퇴를 선언했다.

2019년9월24일,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촬영/신화사 기자 리무쯔(李木子)]

유엔 주재 프랑스 기자가 미 정부의 ‘추방령’ 소식을 들은 후 우리 사무실로 찾아와 미 정부는 기자들을 이렇게 억압해선 안 된다면서 이것이 그들이 표방하는 ‘언론의 자유냐’며 성토했다. 그녀는 또 “여러분이 보도한 것은 유엔이지 미국 뉴스가 아니지 않냐”며 중국 언론 기자들이 ‘유엔 기자협회’ 등에 교섭 요청을 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의 권력 남용과 관련해 유엔 측도 미국과 소통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1947년 발효된 ‘유엔본부에 관한 유엔과 미국의 협정’에 미국은 회원국 유관 공무원에게 비자를 무료로 조속히 발급해 주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신의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수 차례 무시하고 비자 문제 ‘무기화’를 반복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려는 러시아, 이란 등 외국 대표단원 여러 명의 입국을 거부했다. 미국 정부는 또 유엔주재 쿠바 대표단 전원의 활동 범위를 제한했고, 이란 외무장관이 유엔총회 참석 기간 입원한 자국 외교관의 병문안도 금지했다.

2019년9월25일,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이란 외무장관(가운데)이 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실로 가고 있다.[신화사/로이터]

훗날 나는 신화사도 이 문제를 두고 미 국무부와 따졌다는 걸 알았다. 법리적으로 말하면 중국 공민이 유엔에서 일하는 것은 미국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다. 유엔 주재 신화사 기자는 미국 뉴스를 보도하지 않았으므로 미국이 우리에게 ‘추방령’을 실시할 권리가 없다.

하지만 미국이 자국 내에서 일하는 중국 매체 관련 기자에게 내린 ‘감원 명령’은 모두 미국 행정 명령 관할 범위 내였다. 미국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여행할 때 직면하는 어려움과 건강 위험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고 기자들에게 ‘추방령’ 발효 즉시 나가라고 요구했다는 점이 우리를 더욱 분노케 했다.

2020년3월17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갑을 낀 승객이 미국 뉴욕의 지하철에 앉아 있다.[촬영/궈커(郭克)]

중압감 속에서 동료에게 항공권 구매를 부탁하고 친구를 통해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N95 마스크를 확보했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귀국길에 오르기 전에 동료와 지인들의 송별회 약속을 사절하고 전화로만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13시간의 비행과 12시간에 걸친 출국 수속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격리 호텔에 도착했다. 같은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동승했던 우리는 밀접확진자로 분류되어 우선적으로 핵산검사를 받았다. 목이 좋지 않았던 나는 샤오탕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했다.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음성이었다.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의 입국 승객 전용 수하물 인도장(2020년3월 촬영).

지난 수년간을 회상해보면 미 정부는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게 하고, ‘외국 사절단’에 포함시키고, 중국 기자 20명의 미국행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주미 중국 매체 기자들을 변칙적으로 내쫓는 등 중국 언론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으로 높였다.

내가 귀국한 후에도 미국은 수위를 여전히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5월, 미국이 주미 중국 기자들의 미국 체류비자 기간을 90일로 축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국 기자들은 미국 내 업무에 커다란 불확실성에 맞닥뜨렸다.

귀국 후 6개월간 유엔에서 일하던 때와 뉴욕에서의 생활을 회상하면서 나는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미국이 공존하는 듯한 극명한 대비를 발견했다. 뉴욕에서 내가 본 건 다원적이고 포용하는 미국 도시였다. 반면 유엔에서 본 건 미국이 고집을 부리고 다자주의를 깔보면서 ‘눈엣가시’인 나라에는 걸핏하면 ‘극도의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었다.

2020년7월8일, 미국 뉴욕 공립 도서관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돌사자. [촬영/신화사 기자 왕잉(王迎)]

나는 뉴욕에서 선량하고 친절한 뉴요커들을 많이 만났다.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소파를 설치해준 수리공 웨리스,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고, 택배를 가져가라고 일러주는 안내데스크 직원 빌모스, 약값을 깎아주고 증상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던 닥터 마틴……

많은 미국인들이 그들처럼 포용적이고 타인을 존중하고 기꺼이 남을 도와준다. 그들은 중국과 중국인을 적대시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경제 글로벌화와 중미 관계, 중미 무역의 발전의 덕을 보고 있다.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자아 가치를 실현하는 것에 관심을 두지 일부 미국인들이 부추기는 ‘신냉전’에는 조금도 관심 없다.

현 미국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표방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다자주의를 파기할 때마다, 국제적 책임과 의무에서 몸을 뺄 때마다,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할 때마다, 그리고 국내 문제를 외국에 떠넘길 때마다 소위 ‘미국 우선주의’의 길은 갈수록 좁아지고, 이른바 ‘위대’는 갈수록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원문 출처:신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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