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톈진 7월27일] 평소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을 자주 쓰는 한국인 유학생 이지혜씨. 그런 그가 최근 푹 빠진 이모티콘이 있다. 머리에 새싹이 난 귀여운 찹쌀떡 캐릭터로 중국 기업이 만든 장차오옌퇀쯔(長草顏團子·Budding Pop)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전자상거래 타오바오(淘寶)에서 인형과 쿠션도 구매했다.
중국 이모티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장차오옌퇀쯔는 중국 캐릭터 IP(지식재산권) 회사 블락12(十二棟文化傳播有限公司)가 지난 2015년 위챗에 출시한 이모티콘으로,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3억 회에 달한다. 사용 횟수 역시 350억 회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인기 캐릭터다.
이모티콘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위프트미디어(Swift Media)는 늘어나는 SNS 사용자 규모로 인해 세계에서 매일 사용되는 이모티콘이 60억 회 이상에 달한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한국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출시한 라인프렌즈 이모티콘은 "아시아의 돈을 쓸어 담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브라우니·코니·샐리 등 캐릭터는 중국과 한국 SNS 앱(APP)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관련 굿즈도 출시돼 매해 40억 위안(약 7천1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국 이모티콘 시장의 향후 전망은 어떨까?
중국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사용자는 12억6천만 명에 달한다. 이모티콘을 대표로 하는 캐릭터 IP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모티콘 속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덤이 형성됐을 정도다.
텐센트연구원의 왕환차오(王煥超) 연구원은 장차오옌퇀쯔 외에도 샤오란(小藍)과 친구들, 아리(阿狸), 과이차오바오바오(乖巧寶寶) 등 중국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모티콘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이차오바오바오의 경우 이모티콘 하나에 13만 번이 넘는 '다샹(打賞, 중국 특유의 온라인 팁문화)'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 언론은 중국 내 이모티콘 및 관련 산업의 사장 규모가 200억 위안(3조5천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보도를 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모티콘 스토어의 '다샹'과 결제가 소위 '이모티콘 이코노미'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점이다. 블락12의 지난해 매출 1억2천만 위안(213억원) 가운데 이모티콘 다샹과 결제 수입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
IP의 브랜드화라는 바람을 타고 중국의 이모티콘 IP는 제품화돼 사람들의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 초 타오바오·타오IP베이스가 IP의 상업적 가치를 순위로 매긴 2022년도 자료에 따르면 하나의 캐릭터로서 샤오란과 친구들이 디즈니와 해리포터 등을 제치고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샤오란과 친구들은 지난해 타오바오·티몰의 상품 거래 및 검색 부문에서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했다.
샤오란과 친구들은 2018년 10월 출시된 이모티콘으로 다양한 표정,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중국 네티즌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인형·잡화 등 굿즈가 출시됐고 이모티콘이 생긴 지 2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1천만 위안(17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모티콘이 젊은 층이 좋아하는 엔터테인먼트 방식과 어우러지고 있는 점 또한 향후 시장 전망을 밝게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블락12의 오프라인 스토어 러키러키조이(Lucky Lucky Joy·LLJ夾機佔)가 대표적이다. 블락12는 이 매장을 통해 소비자가 자사 계열 이모티콘 IP를 가까이 접할 수 있게 했다.
리뷰 플랫폼 다중뎬핑(大眾點評)은 베이징·상하이·난징(南京) 등 지역에서 러키러키조이가 인기 매장 1위에 연속으로 올랐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중국 15개 도시에 러키러키조이 매장 30개가 오픈해 1천만 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이모티콘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중 장차오옌퇀쯔는 '오타쿠 문화'의 발원지인 도쿄 아키하바라에 입성한 최초의 중국 IP가 됐다. 과이차오바오바오 이모티콘도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에 출사표를 냈다.
혹자는 중국 이모티콘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긴 하나, 여전히 캐릭터는 많지만 IP 캐릭터는 적은 '블루오션' 단계라고 말한다. 이에 이모티콘 이코노미 규모가 꾸준히 확대됨에 따라 보다 분명한 브랜드 노선과 양성 시스템이 갖춰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재권 침해 방지를 위해 관련 관리·감독 정책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전해지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