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4월18일] 중국의 많은 맞벌이 가정 역시 아이 보육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아파트 어린이집, '도깨비 살림'처럼 불안 속에서 운영
4년 전 26세의 추톈(邱天)은 일 때문에 남편과 함께 7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미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왔다. 양가 부모님 모두 몸이 불편하셨기 때문에 추톈은 아이를 어린이집 종일반에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추톈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어린이집 수요가 많은 곳일수록 돌봄 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땅도 좁은 데다 임대료가 비싼 탓이었다. 그는 "막상 와 보니 3세 이하 아이를 맡아줄 수 있는 기관은 매우 적었어요"라고 말했다.
발품을 팔던 그는 마침내 2018년 공동육아 개념의 어린이집을 아파트 단지 내에 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문제에 부닥쳤다. 바로 '합법성'이다.
"규정에 따르면 베이징에선 주거지에 어린이집을 열 수 없어요. 정부의 승인을 받기 위해 여러 번 연락을 취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누군가 신고하기만 하면 조사에 들어간다. 대부분 암암리에 그렇게 어린이집을 운영한다'였죠."
결국 개원 후 두 차례 신고를 당했다는 그는 "이웃 주민이 가끔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다고 해요. 어린아이인데 시끄럽지 않을 수 없잖아요. 그냥 저희끼리 알아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어요"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일을 겪는 건 추톈뿐이 아니다. 봄이 되면 아파트 어린이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가 겨울이 되면 정부 기관의 엄격한 조사로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어린이집 교사 출신인 쩡(曾)모씨는 지금까지도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해 불법 어린이집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마치 '게릴라전'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속에 걸리면 원생을 모집하지 못하고, 안 걸리면 모집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막심했다. 추톈은 갑작스레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집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어린이집은 그레이존에 있어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 순 있지만, 만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버리면 피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쩡모씨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지만 일단 버텨보기로 했다. 하지만 1년에 10여만 위안(약 1천716만원)에 달하는 어린이집 임대료가 부담이다. 그는 지난해 절반가량을 영업하지 못한 상태로 보냈다. 아파트 어린이집은 정부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임대료를 감면받을 수도 없었고 직원 월급도 사비를 털어야 했다.
◇ 유아 돌봄 수요 공급 맞추는 게 시급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통계를 보면 0~3세 영유아의 어린이집 입소율은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비교적 높아 아이 돌봄에 대한 부담이 크다. 현재 중국에서 아이를 돌보는 보편적인 방법은 부모가 직접 돌보거나 양가 부모에게 맡기는 것으로 여전히 옛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국무원이 2019년 '3세 이하 영유아 돌봄 서비스 발전에 관한 지도 의견'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보육업은 정책 규범화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서 보육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제약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우선 대다수 도시의 아파트 어린이집이 불법이란 점이다. 일부 도시의 경우엔 과반수 이상의 탁아 기관이 모두 아파트 어린이집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아파트 어린이집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다는 점을 반영한다. 이에 상하이와 선전(深圳)은 일부 요구사항과 규정을 충족할 경우 아파트에 소형 탁아기관을 설립할 수 있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다음으로 0~3세 영유아 돌봄 교사 자격증이 중국에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자격증을 만들어 전문적으로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존 탁아 기관 교사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