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톈진 2월18일] 장윈(張雲)의 휴대전화에는 지난달부터 중국 30개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드론쇼 일정이 빨간색·녹색·파란색 등 다양한 색깔의 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다.
장윈이 부사장으로 있는 이페이즈쿵(一飛智控) (톈진·天津) 과학기술회사는 드론 생산과 드론쇼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지난달부터 톈진·항저우(杭州)·타이위안(太原)·시안(西安)·광저우(廣州) 등 30개 도시에서 56차례 드론쇼를 진행했다.
섣달 그믐날이던 지난달 21일 충칭(重慶)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차오톈먼(朝天門)에서는 3천 대의 드론이 15분의 공연으로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국 드론은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DJI(大疆·다장)드론 같은 선두기업 외에도 최근 수년간 드론쇼·순찰·측량 등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유수의 드론 기업들이 등장했다. 광저우(廣州) 지페이(極飛)과학기술회사는 농업용 드론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톈진 윈성(雲聖)스마트과학기술회사는 석유화학 등 분야의 전자동 순찰용 드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드론 생산과 드론쇼 공연 기업인 이페이즈쿵(一飛智控)이 톈진(天津)에서 펼친 드론쇼. (자료사진/신화통신)
최근 수년간 드론쇼라는 이 새로운 공중퍼포먼스는 중요한 날 많은 도시와 관광지, 호텔에서 진행되는 행사의 백미로 떠올랐다. 궈징(郭晶) 이페이즈쿵 마케팅 책임자는 올 신정, 춘절(春節·음력설), 위안샤오제(元宵節·정월 대보름)에 거의 매일 다른 지역으로 달려가 협상을 진행하고 주문을 따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일본·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지역)의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큰 성과를 올렸다고 덧붙였다.
관광도시와 관광지에서 인기몰이 중인 드론쇼는 중국 문화·관광 시장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창구로 꼽힌다. 드론쇼가 각광을 받게 된 배경에는 중국 문화·관광 시장과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 데이터센터는 지난 춘절 연휴 기간 중국 국내 관광객 수가 3억800만 명(연인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으며 국내 관광 수입은 3천758억4천300만 위안(약 70조9천290억원)으로 30%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장윈의 '드론쇼 일정표'는 일례에 불과하다. 드론쇼 업체들이 문화·관광 시장에서 활약하면서 드론 산업사슬 전체에 걸친 프리미엄 제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이 발표한 '범용항공산업 발전 백서(2022)'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범용항공 경영허가증을 취득한 드론 범용항공 중국 기업이 1만2천 개가 넘는다.
신년을 맞아 밤하늘을 수놓은 이페이즈쿵의 드론쇼. (취재원 제공)
이페이즈쿵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지금까지 드론 누적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었다. 올해 첫 수주를 받은 3천 대 물량 역시 곧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의 한 연구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드론 산업체인의 업스트림에는 센서, 배터리, 리모컨 수신기, 비행 제어시스템,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16개 핵심 부품 제조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윈은 "올해 들어 산업사슬 전반에 위치한 기업이 대거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치쥔퉁(齊俊桐) 톈진대학 로봇 및 자율시스템연구소 부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몇 년간 해당 산업의 난제였던 자율비행 제어, 클러스터 제어 등 핵심기술 100여 가지를 해결해 내는 쾌거를 거뒀다. 중국 무인헬기 자율 제어와 드론 다발 제어 기술은 국제 선진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기술적 지원에 힘입어 이페이즈쿵 드론은 4년 내 3세대로 세대교체를 이룰 계획이다. 현재 운행 중인 드론부대는 1천600만 가지의 색상을 구현해 내고 4G·와이파이(WIFI) 등 다양한 방식으로 통신이 가능하며 비용은 30% 이상 절감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페이즈쿵은 일본·두바이 등에서도 드론쇼를 시작했다.
"해외시장의 수요가 많아질수록 여러 지역의 밤하늘을 수놓는 중국 드론이 점점 더 많아질 겁니다." 장윈 부사장의 말이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