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광저우 8월6일] 올여름 '리위안(荔園)'이라는 노래가 선전(深圳)대학 졸업생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과 호소력 짙은 보이스...목소리만 듣고 있으면 외국인이 부른 중문 노래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선전대학 국제합창단의 창작 작품으로 작사, 작곡부터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완성했다.
이 선전대학 국제합창단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인 유학생 신문섭이다. 신씨는 "우리는 세계 각국에서 중국어와 노래에 대한 애정으로 모였다"면서 "이제 모두 이별을 앞두고 아름다운 학교생활을 노래로 되새겨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리위안' 전부터 신씨는 합창단을 이끌며 수많은 인기 창작곡들을 만들어 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작곡한 '빙쉐즈왕(冰雪之望)'과 코로나19 종식 후 중국과 외국 학생들이 다시 만나 우정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은 '춘르라이신(春日來信)' 등이 대표적이다.
"노래의 테마와 상관 없이 중국의 스토리를 주제로 삼아 중국에서 보고 들은 것을 노래로 부르고 싶었습니다." 신씨의 말이다.
신씨는 음악은 생활 속의 예술이며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학생들은 중국에서 언어와 지식 뿐 아니라 중국의 발전을 목도했다며 국경을 초월한 음악이야 말로 중국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네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신씨는 지난 2010년 가족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왔다. 이어 선전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여 학부부터 박사까지,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선전대학에서 보냈다.
신씨는 지난 2016년 미국 예일대 남성 아카펠라단이 선전대학에서 유창한 중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대학에서 국제합창단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다른 피부색과 다른 국적의 멤버들이 노래를 매개체로 하나가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선전 자체가 매우 국제화된 도시인데 국제화된 합창단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노래를 좋아하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씨는 합창단 초창기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초 합창단 규모는 10명으로 작았고, 대부분은 신씨의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로 구성됐다. 신씨는 "적은 인원이었지만 멤버들의 열정이 강해 노래 제작부터 리허설, 의상 대여, 무대까지 분업이 명확했고 모두 적극 참여했다"고 전했다.
'국경을 넘은 음악으로 문화교류를 한다'라는 신씨의 설립 이념은 세계 각지의 외국인 유학생을 끌어들였다.
신씨는 합창단원들의 노력 덕분에 합창단이 2018~2019년에는 150명 안팎의 규모를 자랑했다며 무엇보다 명성을 쌓아가며 입소문을 탔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60여 차례의 공연 활동과 각종 대회에 참가했다"면서 "선전뿐 아니라 광저우(廣州), 베이징 등 지역에서도 공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에도 합창단은 리허설을 멈추지 않았다. 신씨는 단원들이 서로 다른 나라에서 시차를 극복하며 온라인 합창을 진행했고 단장인 그는 단원들과 일대일 리허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현재 신씨와 합창단은 선전대학 개교 40주년을 기념한 '난하이즈판(南海之帆)'과 일대일로 10주년을 계기로 한 '멍샹즈루(夢想之路)' 등 창작곡을 준비하고 있다.
신씨는 많은 이들이 처음에는 단순히 중국어와 노래에 대한 애정으로 합창단에 입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이라는 창을 통해 중국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선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신씨는 내년 여름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서의 학업은 곧 마침표를 찍게 되겠지만 저와 중국의 이야기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어디를 가든 합창단의 일부가 돼 여러분과 함께 더 많은 노래를 선보이고, 중국에서 겪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전해 드릴 계획입니다. 음악을 통해 한·중 양국은 물론 세계 각국 간 인문교류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