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국제시평) 사심이 너무 지나치면 중동에 혼란만 가중

[신화망 카이로 1월 8일] (즈린페이(支林飛) 기자)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8일부터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8개국 방문에 나선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현재 이스라엘과 터키를 방문하고 있다. 새해벽두부터 미국 고위직 관리들의 잇단 중동 방문을 통해 미국의 외교 지형에서 중동 지역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중동 정세는 계속 동요하고 있다. 시리아 문제, 예멘 위기, 카타르 위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교착상태 등이 뒤엉켜있다. 이런 시기에 미국은 작년 12월 돌연 시리아에서 철군하겠다고 선언해 동맹국들의 의혹과 테러리즘이 권토중래하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중동의 난맥상을 타개하기 힘든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사심이 너무 지나치기 때문이다. 시리아 공격, 주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에서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 재개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정부가 취한 일련의 정책은 중동의 혼란한 국면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헤쳐 모여’는 미국이 중동에서 구사하는 미국의 상투적인 수법이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헤쳐’는 미국이 ‘이란 핵위협’ 대응에 나선 데서 나타난다. 이란은 중동에서 트럼프 정부의 ‘눈엣가시’다. 미국은 작년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전면 재개했다. 하기만 유럽 동맹군이 보기 드물게 미국을 따르는 것을 거절하는 바람에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제 효력을 크게 약화시켰고,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중동행은 미국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이란에 대해 계속적인 압박을 유지하는 동시에 외부 세계에 미국이 중동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약속한 것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모여’는 미국이 ‘아랍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추진하는 데서 나타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집트 방문 기간에 연설을 통해 ‘평화, 번영, 안정, 안전한 중동’을 구축하는 정책 비전을 담은 트럼프판 신중동정책 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중동 여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이집트와 요르단으로 결성된 ‘중동전략동맹(MESA·Middle East Strategic Alliance)을 추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랍판 나토’의 칼날은 이란을 겨누고 있다. 지역의 각종 갈등이 뒤엉켜있기 때문에 미국이 구상하는 MESA가 아랍 세계를 단결시켜 이란의 대항마 역할을 하는 ‘접착제’가 될 것인가는 심히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과거를 뒤돌아보면 미국의 중동 정책은 형식이 같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포장도 제각각 달랐다. 하지만 일관되게 미국의 간섭주의와 이기주의의 본질을 바꾸지 않았다. 이라크에서 시리아, 리비아에서 이란까지 미국의 중동정책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패권을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중동에 멈춤이 없는 전란과 폭력, 고난을 초래했다. 이런 초심이 바뀌지 않는다면 중동이 태평성세를 누리기 어렵다. 워싱턴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레이건 전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Doug Bandow가 말한 것처럼 미국의 중동 정책이 남긴 것은 ‘재난적인 기록’이며 이는 수십 년 군사간섭으로 초래된 재난적인 결과다.

미국이 진심으로 중동의 평화와 번영, 안정과 안전을 원한다면 수십 년간 자행해온 중동정책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원문 출처: 신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