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난징 12월9일] 세계 렌즈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는 '세계 안경의 도시' 장쑤(江蘇)성 단양(丹陽)시.
전 세계 인구 두 명 중 한 명의 안경 렌즈는 바로 단양시의 스투(司徒)진이라는 작은 곳에서 생산된다.
이곳에는 안경 및 관련 부품 기업 1천600개가 운집해 있으며 연간 8억 개의 렌즈를 생산한다. 이는 중국 전체 생산량의 70%, 세계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규모로 연간 매출액은 120억 위안(약 2조3천400억원)을 웃돈다. 제품은 일본∙한국∙동남아시아∙유럽∙미국 등 국가(지역)로 수출된다.
단양 렌즈 산업의 발원지인 쓰투진의 렌즈 산업은 지난 1960년대에 시작됐다. 당시 많은 쓰투진 주민들은 상하이∙쑤저우(蘇州) 등지의 국영 안경 공장에서 견습생으로 일했다. 렌즈 제작 기술을 익힌 일부 쓰투진 주민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기존의 기술을 바탕으로 렌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탕룽바오(湯龍保) 완신(萬新)광학그룹 회장도 당시 쓰투진의 한 렌즈 공장에서 연마공으로 일했다.
탕 회장은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떠올리며 "렌즈 하나 다듬는 데 몇 시간이 걸리고 연마제가 물에 닿으면 색이 변해 손과 얼굴이 온통 벌겋게 달아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다 1980년대 초, 개혁개방의 바람을 타고 쓰투진에는 크고 작은 안경 작업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 안경이 대거 중국으로 유입되면서 경영 압박을 견디지 못한 쓰투진의 많은 렌즈 공장은 도산했다.
낙후된 공정, 낮은 품질의 원자재, 높은 가격으로 쓰투진 주민들은 유리 렌즈를 포기하고 더 발전된 기술인 레진(resin, 수지) 렌즈로 눈길을 돌렸다.
"레진 렌즈를 생산하는 건 마치 밥을 짓는 것과 같아 온도가 너무 높아도 안 되고 너무 낮아도 안 되죠. 무려 3년간 많은 비용을 날렸고 불량 렌즈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나왔습니다." 탕 회장의 설명이다.
다행히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1996년, 중국 최초의 1세대 레진 렌즈가 쓰투진에서 성공적으로 생산됐고 곧바로 현지 모든 기업으로 확산됐다. 이렇게 쓰투 안경 산업의 첫 번째 전환 및 업그레이드가 시작됐다.
이 전환은 단양 안경 산업의 빠른 발전을 견인했다. 1990년대 단양의 안경 연간 거래액은 10억 위안(1천950억원)을 초과하며 중국 최대의 안경 거래 및 도매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완신광학그룹의 맞춤형 렌즈 가공센터에서는 수십 개의 공정을 거쳐 연마된 렌즈가 원형 트레이에 놓인다. 이후 진공 코팅 기계로 강한 빛을 입힌 다양한 종류의 광학 박막을 재차 코팅한다. 스마트화 작업장의 최첨단 기술 장비로 맞춤 제작된 기능성 렌즈는 오차를 나노 범위까지 줄일 수 있다.
이제 단양에서는 안경 전자상거래 라이브 방송 강의를 열고,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통해 해외 주문을 확보하거나 맞춤형 생산으로 전 세계에 배송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단양 현지에서는 더 많은 지역 기업이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의 훈풍에 올라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산업단지를 설립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운영 전략을 강의하거나 해외 결제 시스템 연동 등을 포함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늘날 단양 기차역을 나오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중국단양국제안경타운'이다. 중국 각지의 다양한 사투리를 사용하는 구매자와 소비자가 뒤섞여 비즈니스, 기술, 협력을 논의하며 이곳의 활기는 점점 무르익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