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쿤밍 1월17일] 새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봄의 도시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의 난창(南強)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노점에서 꽃을 파는 왕추이슈(王翠秀∙58)는 저녁 8시(현지시간)가 되기도 전에 재고의 3분의 1을 팔았고 그의 휴대전화에선 입금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춘절(春節·음력설)을 앞두고 관광객이 많아져 장사가 잘되고 있어요. 신정부터 지금까지 손님이 많은 날에는 하루에 60여 다발을 판 적도 있으니까요." 왕추이슈는 한 다발에 9.9위안(약 1천826원)짜리 페르시안 장미, 캐모마일, 백합 등 인기 있는 꽃은 일찌감치 동 나는 경우가 많다며 웃어 보였다.
"처음엔 멜대로 꽃을 팔다가 이젠 노점을 차렸죠." 15년째 이 거리에서 꽃을 팔고 있다는 왕추이슈는 요즘 장사가 너무 잘돼 밤이 돼 장사를 접는 게 아쉬울 정도라고 밝혔다.
쿤밍 중심부에 위치한 난창거리는 현대 도시 상업과 역사 문화 거리를 하나로 융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번째 국가급 야간 문화와 관광·소비 클러스터인 이곳은 쿤밍 야간 경제의 대표 주자이자 외지 관광객이 윈난의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지난 11일 난창(南強)거리의 모습. (사진/신화통신)
구름처럼 몰려오는 손님 덕에 길거리는 온종일 시끌벅적했다. 기차처럼 길게 늘어선 먹거리 노점에서는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는 다리(大理) 루산(乳扇·특산 유제품)구이, 부드럽고 찰진 허커우(河口) 춘권, 알싸한 매운맛의 다이(傣)족 닭발 등 윈난의 거의 모든 유명 먹거리들을 다 만날 수 있다. 거기에 라오스 커피, 태국 볶음국수 등 동남아 국가 음식도 곳곳에 눈에 띈다.
라이브 밴드의 버스킹 공연에 맞춰 음악을 즐기면서 골목 초입부터 끝까지 여러 맛집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이곳에선 흔한 풍경이다.
"마침 아이가 겨울방학인 데다 쿤밍은 겨울에도 봄처럼 따뜻해서 더 머물다 갈 계획입니다." 해안도시 칭다오(青島)에서 온 쑨(孫)여사의 세 식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여행가방을 끌고 난창거리의 맛집을 찾았다. 이들은 한 꼬치집에서 번호표를 받아 대기하고 있었다.
"봄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 관광객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요." 윈난 특색 음식을 파는 이 꼬치집의 점장은 매장의 70여 개 테이블이 매일 만석이라며 춘절 기간에는 더 많은 손님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시민들이 난창거리에서 지역 특색 음식을 고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허윈성(何雲生) 난창거리 기획부 매니저는 신정을 시작으로 난창거리에는 예년 같은 기간의 90% 수준인 하루 평균 3만 명(이하 연인원)의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최근 이곳의 많은 상점의 하루 매출액이 신정 전보다 2배 늘어 춘절 기간에는 방문객이 하루 평균 5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쿤밍시 요식미식업협회가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연말 성수기를 맞은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쿤밍시 요식업이 강한 회복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일부 유명 음식점의 좌석점유율은 150%에 달했다. 또한 난창거리처럼 소수민족 특색이 뚜렷한 먹거리나 구이를 판매하는 거리의 식당 좌석점유율이 80%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특색 있는 먹거리와 혁신 장터 등의 볼거리 외에도 난창거리 88번지 극장에서는 전통극과 현대 토크쇼가 번갈아 공연되고 있다.
허 매니저는 "최근 평균 극장 관람객 수가 기존의 90%대를 회복했고 주말에는 표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88번지 극장의 전신은 100년 된 고택이라고 밝혔다. 전형적인 윈난식 주택 구조를 갖춘 이 정원 극장은 2014년 리모델링을 거친 후 쿤밍 야간 경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로 자리 잡았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