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우루무치 1월3일]몽골과 러시아 국경 근처에 자리한 신장(新疆) 최북단 부얼진(布爾津)현의 허무(禾木)촌은 그림 같은 풍경으로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곳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하싸커(哈薩克)족 민박집을 운영하는 예리나(葉黎娜)는 허무촌은 겨울에 가장 활기가 넘친다고 말한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젊은이들이 오래된 마을에 청춘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지난해 정식 개장한 지커푸린(吉克普林) 국제스키리조트 때문이다.
12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예리나가 운영하는 20여 개 민박 객실은 연일 만실을 이뤘다. 인기는 내년 4월 눈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과거 허무촌에 대해 그는 겨울만 되면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떨어져 밖에 나갈 수 없었고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도 매우 적어 고요하고 한산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마을에서 10㎞도 채 떨어지지 않은 설산이 스키장으로 개발되면서 허무촌의 겨울도 환골탈태했다.
저녁이 되자 마을 도로변에 늘어선 바비큐 노점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해 질 무렵, 강변의 인기 카페 창가에서는 스키복에 털모자와 고글을 쓴 차림으로 소녀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마을의 술집은 여느 대도시와 다를 바 없이 새벽 3~4시까지 문을 연다.
"이곳의 경사도, 지형, 적설량 모두 수준급 실력의 마니아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며 제가 보기에 이곳은 국내 스키장 중 '끝판왕'입니다." 충칭(重慶) 출신의 겨울 스포츠 마니아 황정양(黃正楊·32)은 지커푸린스키장을 높이 평가했다.
황정양은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겨울 허무촌을 찾았다. 스키장 조성 전에는 스노보드를 등에 멘 채 말을 타고 산을 올랐다. 그는 이번 눈 시즌 5개월 동안 허무촌에서 보드를 타며 레벨 올리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초보 스키어인 친하오둥(秦浩東·29)은 아직 스키의 즐거움을 깨닫진 못했지만 동화 같은 허무촌의 풍경과 눈 시즌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매료됐다. 지난해 11월 초 장시(江西)성에서 허무촌으로 온 그는 식당에서 라이브 가수로 일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수입을 얻고 숙식도 제공돼 마음 놓고 이곳에서 스키와 생활을 즐기고 있다.
친하오둥은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좋다면서 "이곳에 스키를 타러 오는 사람들은 모두 원래의 삶을 잠시 멈추고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온다"고 말했다.
겨울 스포츠 마니아뿐 아니라 사업 기회를 엿보는 현지인도 허무촌에 발을 들이고 있다. 회족 청년인 마제(馬傑)는 보얼타라(博爾塔拉) 멍구(蒙古)자치주 징허(精河)현 출신이다. 고향에서 국유기업에 다니던 그는 올여름 직장을 그만두고 관광업에 몸담기 위해 900여㎞ 떨어진 허무촌으로 왔다.
그는 주로 차량으로 공항 픽업 및 스키장 왕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일 아침 8시 30분에 일어나 밤 10시가 돼서야 업무를 마감한다. 내 집 마련과 결혼이 목표인 마제는 힘들지만 바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피크인 춘절(春節·음력설) 연휴를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 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