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하얼빈 6월12일] 100년 역사를 지닌 비잔티움 양식의 소피아성당 앞 광장에는 서양식 의복을 하고 '마술 지팡이'를 들거나 흰 비둘기를 어깨에 앉힌 관광객들을 볼 수 있다. 혹은 '공주'나 '여왕' 분장을 하고 기념 촬영을 하는가 하면 성당에 단체로 들어와 휴대전화를 들고 셀카를 찍는 관광객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겨울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는 문화관광 열풍으로 뜨거웠다. 이에 힘입어 소피아성당과 그 위를 밝히고 있는 '인조 달'이 환상적인 경치를 연출해 이 '인터넷 핫플레이스' 도시에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동방의 모스크바', '동방의 작은 파리'로 불리는 하얼빈은 도시 탄생 때부터 중국과 서양 문화의 교류와 융합을 지켜봤다. 1898년 중동(中東) 철로가 건설되면서 하얼빈은 국제적인 상업 도시로 발돋움했다.
소피아성당에서 100m 떨어진 중앙다제(大街)에는 르네상스, 바로크, 절충주의 등 서양 건축양식이 모여 있는` 명실상부한 '만국 건축 박물관'이다. 2021년 7월, 하얼빈시는 역사 문화 건축물의 보호·계승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와 관련한 연구를 시작했다. 최근 580여 개의 역사 문화 건축물 관련 데이터 수집 및 분류가 수행됐으며 각 건물에는 건축 정보와 숨은 이야기를 알 수 있는 QR 코드가 비치돼 있다.
양웨이둥(楊偉東) 하얼빈성(城)역사문물관 관장은 포용성이 뛰어난 하얼빈이 외래문화를 자연스럽게 수용해 융합과 혁신을 이뤘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통해 중국과 서양 문화 융합의 흔적이 도시 구석구석 남아 시민의 일상에 녹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화적 융합은 음식에서도 드러난다. 초여름 녹음이 우거진 중앙다제에선 시원한 거와쓰(格瓦斯) 한 병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러시아에서 유입된 거와쓰는 일찍이 하얼빈에 뿌리를 내렸고 유명 브랜드인 추린(秋林) 거와쓰의 러시아 전통 제조 기술도 헤이룽장성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됐다.
오늘날 거와쓰는 하얼빈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됐다. 지난해 추린 거와쓰의 판매량은 5만3천t(톤)에 달했으며 3억 위안(약 5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 하얼빈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만의 예술적 분위기에 매료되곤 한다. 하얼빈은 중국에서 서양음악을 최초로 도입한 도시 중 하나로 1908년 중국 최초의 교향악단인 하얼빈교향악단이 탄생했다.
하얼빈 음악박물관에는 1천500여 종의 중국과 서양 악기가 한데 모여 있다. 이곳에선 다양한 민족의 음악이 연주돼 동서양 문화의 향연이 흘러넘친다.
문화예술의 융합 발전은 시민의 삶에도 풍성함을 선사한다. 하얼빈발레단 공연자들이 최근 하얼빈공업대학 강당에서 고전발레, 교향발레, 현대발레 등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