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를린 9월12일] 폭스바겐그룹이 비용 절감을 위해 최근 독일 내 제조 공장과 부품 공장을 한 곳씩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이는 폭스바겐 창사 이래 첫 현지 공장 폐쇄다.
폭스바겐의 현지 공장 폐쇄 계획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전동화 전환 속에서 독일은 물론 유럽의 전통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일부 유럽 정치인은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대신, 신에너지차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의 탓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중국에 보호주의를 휘두르며 대(對)중 관세 부과, 탈(脫)중국화 등을 통해 관련 산업을 난국에서 끌어내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업계 내에서도 이미 '보호주의는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안 된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10월,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시작한 이후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시장에서만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보호주의가 시장을 지킬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중 투자 확대는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의 유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중요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4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 위치한 생산 및 혁신 센터를 확장하기 위해 25억 유로(약 3조7천39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이달 초 중국 합작 파트너와 손잡고 140억 위안(2조6천320억원) 이상을 투자해 승용차와 소형 승합차의 현지화 제품 라인업을 더욱 풍부하게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거대한 소비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생산·판매량은 1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국민소득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됨에 따라 중국의 자동차 소비 수요는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스위스 일간지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성공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판매량을 놓고 보면 3대 중 1대는 중국에서 팔렸다.
중국은 신에너지 배터리, 자율주행, 차량 엔터테인먼트 등 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에서 투자와 생산을 늘리고 현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과 샤오펑(小鵬·Xpeng)은 지난해 7월 협력 관계를 맺은 이후 여러 차례 기술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페르디난드 두덴회퍼 독일 보흠자동차연구센터(CAR) 센터장은 "예전에는 독일 엔지니어가 중국인에게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지만, 지금은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독일 업체에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설파했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하고, 열린 자세로 협력을 강화하며, 호리공영(互利共贏·상호이익과 윈윈)을 실천해야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보호주의가 낙후된 산업을 보호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며 시장의 불확실성만 가중시킨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