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상양산(逼上梁山)
◎글자풀이: 닥칠 핍(逼), 위 상(上), 대들보 양(梁), 뫼 산(山)
◎뜻풀이: 쫓기어 어쩔 수 없이 양산박으로 도망치다. 핍박을 당해 부득이하게 도망가다
◎유래:
임충(林沖)은 송나라 동경 팔십만 금군(禁軍)의 교두였다. 하루는 임충이 아내가 동악묘에 소향하려 갔다가 희롱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동악묘로 달려갔지만 상대가 고태위의 아들임을 알고 할 수 없이 주먹을 내렸다.
그후에도 고아내는 임충의 아내를 곁에 두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부친 고태위에게 임충을 제거해줄 것을 부탁했다. 평소 임충과 친하게 지내던 육겸(陸謙)이 고태위의 환심을 사고자 한가지 계책을 내놓았다. 임충으로 하여금 검을 지니고 백호당에 진입하게 한 뒤 자객으로 모함하여 창주로 유배보내는 것이었다.
육겸의 계책대로 임충은 유배길에 올랐고 육겸은 사람을 시켜 임충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임충을 그동안 남몰래 보호해 온 노지심(魯智深)이 그를 구해주었다.
노지심의 보호로 무사히 창주에 도착한 임충은 그곳에서 대군의 초료장(草料場)의 일을 맡아 하면서 안락한 생활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돌아가 금군교두직을 다시 역임하고 아내와 알콩달콩 살 생각에 젖어 있었다.
큰 눈이 내리는 어느 겨울날, 임충이 술을 사들고 돌아오는 길에 매서운 바람과 함께 눈발이 점점 거세지자 술 몇 모금으로 추운 몸을 녹일겸 산신묘를 찾아 들어갔다. 그는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탁자를 밀어 문을 막았다.
술이 들어가자 몸이 노곤노곤해진 임충은 한숨 자려고 불상에 몸을 기댔다. 이때 문밖에서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려왔다. 임충은 벌떡 일어나 묘 입구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어디선가 들어본 매우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딱히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임충은 호기심에 문틈사이로 가만히 내다보았다. 그는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바로 고태위의 환심을 사려고 임충을 배신한 육겸이 아니던가. 다른 이는 창주 감옥에서 만난 간수였다. 틀림없이 뭔가 수작을 꾸미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숨어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육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반드시 임충이 불에 타 죽는 꼴을 보고야 말테다."
간수가 대답했다.
"이 정도의 큰 불이면 그 놈이 타 죽지는 않아도 사료가 모조리 불타버릴 것입니다. 그리되면 임충은 죽을 죄를 면치 못할 테지요. 육대감께서는 이제 부귀영화를 누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둘의 대화를 듣다보니 임충은 그동안 자신이 당했던 서러움이 떠올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몸에 차고 있던 긴 창을 꺼내 들고 으악 소리를 지르며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는 육겸과 간수를 향해 창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그 무렵 풀과 사료는 절반 넘게 타고 있었다. 살인죄에 사료까지 불 탔으니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음을 느낀 임충은 양산박으로 급급히 도망쳤다.
사자성어 "핍상양산"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이며 후세인들은 "핍상양산"이라는 사자성어로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 길로만 갈 수있음을 뜻하는 말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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