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상하이 6월1일] '제15회 중화라오쯔하오(老字號·전통 브랜드) 박람회'가 최근 상하이에서 개최됐다. 약 1만㎡ 넓이의 행사장에는 중국 12개 지역 402개 브랜드가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 박람회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중국 전통브랜드의 발전상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롭게 변모하고 있는 전통 브랜드의 오늘과 내일을 살펴보자.
◇혁신
이번 박람회 현장에서는 '편리함'을 추구한 제품을 내놓은 여러 라오쯔하오 브랜드를 볼 수 있었다.
크기가 너무 커 먹기가 쉽지 않다. 그간 중국의 유명한 전통 과자 브랜드 제품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다. 청황먀오(城隍廟)는 리가오탕(梨膏糖·배즙에 꿀을 섞어 만든 간식)을 베이스로 한 음료와 막대사탕을 선보여 많은 인기를 끌었다.
윈난(雲南)의 은제 액세서리 브랜드인 리장바이쑤이팡(麗江百歲坊)은 박람회에서 전통 민족의 기술과 최신 유행을 접목한 은제품을 선보였다. 해당 아이디어를 위해 36건의 특허를 신청했다.
박람회 참가자들이 지난달 29일 위위안(豫園) 라오쯔하오 전시 부스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팡저 기자)
또 기존에 라오쯔하오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브랜드 파워'와 '품질'을 앞세운 경쟁력을 여러 수단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엿보였다.
일부 브랜드는 라이브 커머스와 온라인 쇼핑몰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박람회 현장 곳곳에서 제품을 추천하는 왕훙(網紅·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제시됐다. 라오쯔하오 브랜드 진후이주(金徽酒)를 보유한 위위안(豫園)주식회사는 알코올에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낮은 도수의 매실 스파클링와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기술과의 결합 역시 라오쯔하오 기업들의 지향점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상하이 펑황(鳳凰)자전거회사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전기와 자전거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며 중장거리 이동 수요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람회 참가자들이 지난달 29일 라오쯔하오 전시 부스에서 육류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팡저 기자)
◇젊음화
'젊은 브랜드' 양성하기, '00허우(00後,2000년대 이후 출생)' 디자이너 영입하기…. 라오쯔하오 브랜드들이 젊어지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상하이시 제2식품 관계자는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가치는 '오래됨'에 있지만 활로는 '새로움'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기 위해 제2식품상점(第二食品商店)은 서브 브랜드 '얼스쓰(二食肆)'를 내놨다. 매장 디자인부터 제품 R&D, 패키지 제작, 마케팅 등에 '궈차오(國潮·국조)'와 전통을 결합했다. 궈차오는 중국화·트렌드화·글로벌화 등 세 가지 요소를 갖춘 중국 문화 트렌드를 뜻하는 신조어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서만 시장의 발전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1909년 설립된 식품 브랜드 상하이 차오자자(喬家柵) 관계자의 말이다. 차오자자는 최근 비슷한 이유로 커피 브랜드 '차오(喬)커피'를 내놨다. 그는 라오쯔하오가 변화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은 '젊음화'로 이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도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인 발전
기존에 중국에서 해외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중국산 제품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라오쯔하오 브랜드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의 발전도 라오쯔하오에게 더 넓은 세상을 가져왔다. 중국 상무부가 인정한 1천128개 라오쯔하오 브랜드 중 약 800개가 이미 티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판매량이 1억 건을 넘은 브랜드만 약 60개에 달한다.
전통 복장을 입은 박람회 직원들이 지난달 29일 박람회 현장에서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팡저 기자)
상무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전체적인 영업 상황도 긍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중국 1천128개 라오쯔하오 기업의 2019년 경영 상황을 보면 84%의 기업이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매출이 5천만 위안(약 87억원)을 초과한 기업은 약 50%에 달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관계자는 제품의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소비자는 브랜드 경험과 문화 경험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층의 소비 유행에 따라 소비 체험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야만 라오쯔하오 브랜드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