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스자좡 8월15일] '폐품 수집인'이자 '천만 팬을 보유한 왕훙(網紅·인플루언서)', 언뜻 보기에 전혀 연관성이 없는 듯한 두 개의 직업을 보유한 사람이 있다. 90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 류아난(劉阿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청년 폐품 수집인이었던 류아난은 어떻게 천만 팬을 보유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었을까?
류아난이 그의 작업실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한 무더기의 폐품 속에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었다. "'보물찾기' 하러 오셨나 봐요?" 류아난이 장난스럽게 첫마디를 꺼냈다. 그는 재빨리 장갑을 벗고는 다시 의식적으로 티셔츠에 손을 닦았다. 그러고 나서야 기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92년생인 류아난은 중학교를 졸업한 후 트럭 운전과 노점상 운영,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바쁜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중 그는 2019년 폐품을 회수하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폐품 수거 일은 그의 부모가 30여 년 동안 해 온 '가족 사업'이기도 하다.
"일은 힘들어요. 업무량이 많아서 매일 새벽 4~5시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일해야 합니다. 돌아올 때 즈음이면 온몸에 흙먼지가 가득해요. 다섯 식구가 이 일에 시간을 쏟으면 1년에 넉넉잡아 20만 위안(약 3천551만원) 정도를 벌 수 있습니다." 류아난은 말했다.
몸이 힘들긴 하지만 그는 이 일을 '고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쓰레기'라고 말하는 것을 그는 '재생 자원'이라고 불렀다. 그는 "폐품을 회수하는 일은 버려진 폐품을 보물로 바꿔줄 뿐만 아니라 도시 건설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제지 공장의 판지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이러한 폐상자는 회수된 뒤 택배 상자로 재탄생된다"고 덧붙였다.
류아난이 폐품 속에서 '보물을 찾는 쇼트클립'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매일 폐품을 수매하기에도 바쁠 텐데 어떻게 1인 미디어를 시작하게 됐냐는 질문에 류아난은 자신의 폐품 수매 생활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로 영상을 즐겨 보는 그는 자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재밌는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류아난은 사진을 찍어 자신의 채널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어 관심을 받고 싶다는 생각에 그는 영상 편집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비도 몇 번 있었다. 정성 들여 만든 영상이 대충 찍어 올린 영상보다 조회수가 안 나오기도 했다. 그는 "한때 자신감을 잃고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90허우'로서 부모님과는 다른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채널이 조금씩 발전하면서 류아난은 팔로어들이 폐품 속에서 의미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과정을 재밌어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하루는 시계와 관련된 영상이 큰 관심을 끌었다. 류아난은 "폐품 속에서 발견한 손목시계를 한쪽에 대충 놓아두었더니 당시 몇몇 네티즌이 값어치가 나가는 물건 같다며 절대 버리지 말라고 일러주었다"고 말했다.
류아난이 폐품 속에서 발견한 물건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팔로어 수가 늘면서 류아난은 더욱 열정적으로 영상 제작에 임하게 됐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며 영상 촬영 편집 기술도 독학했다. 그의 작품은 더욱 재미를 더해갔고, 심지어 그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사람도 하나둘 생겼다.
류아난이 보유한 팬만 1천500만 명이다. 누군가는 그에게 제품 광고를 통해 돈을 벌어보라고 제안했지만 류아난은 이를 거절했다. 팬들과 자신의 생활을 공유하는 것에서 의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류아난이 그의 작업실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류아난은 공익활동도 시작했다. 그가 회수한 책들 중 비교적 깨끗한 책을 골라 필요한 곳에 기증하는 활동이다. 지금까지 1천 권이 넘는 책을 기증했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 타인을 돕는 태도 등이 그를 '천만 왕훙'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류아난은 "아직 젊으니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공부해 나가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