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5월26일]중국에서 유학하는 한 말리 청년은 17년 전 성룡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중국 영화와 드라마에 빠졌다.
그는 "당시 중국 영화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CD를 구입하는 것이었다"며 "그마저도 고전 영화뿐이었고 신작 영화와 드라마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TV를 켜기만 해도 프랑스어로 더빙된 중국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중국 영화와 드라마는 보다 높아진 제작 수준을 바탕으로 해외로 수출, 외국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통 문화를 보여주면서도 중국 현지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중국인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작품이 인기다. 대표적인 작품으론 '아직 서른(三十而已)' '너는 나의 영광(你是我的榮耀)' 등이 있다.
장이우(張頤武)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는 "원래 사극과 멜로 드라마가 주로 수출됐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드라마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로 진출한 중국산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한 지 10여 년이 된 쓰다스다이(四達時代)그룹도 장 교수의 말에 힘을 싣는다. 쓰다스다이 중국어 채널 총감독을 맡고 있는 장쥔(張軍)은 사극·무협부터 현대물, 도시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중국 영화 및 드라마가 인기라고 소개했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의 경우 지난해 수출한 드라마가 5천 회에 달한다. 괄목할 만한 점은 드라마나 영화 이외에도 중국 애니메이션이 해외에서 통한다는 점이다. 아이치이와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니켈로디언(Nickelodeon)이 손잡고 만든 애니메이션 '무적의 사슴부대(無敵鹿戰隊)'는 2020년 8월 니켈로디언 중국 채널에서 방송된 뒤 미국에서도 방영됐다.
일부 지역에서 특정 소재가 유독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개발도상국 시청자들은 중국 농촌의 발전 스토리에 흥미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작품으론 빈곤 탈출을 소재로 한 드라마 '산해정(山海情)'이 있으며 이 드라마는 전 세계 50여 개 국가 및 지역으로 수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귀빈들이 지난해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열린 중국 드라마 '산해정' 방영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현실적인 소재의 중국 영화·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주요 원인에 대해 장이우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는 중국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 특히 여러 개발도상국이 '일대일로' 건설 수혜를 받으면서 중국에 대한 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최근 수년간 중국 드라마 제작 수준이 높아져 입소문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중국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해외 수요는 수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드라마 '인세간(人世間)'의 경우 월트디즈니가 촬영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보여 해외독점방영권을 땄다.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판권을 사 리메이크하는 해외 제작사들이 있을 정도다.
중국적 요소가 가미된 할리우드 영화부터 중국과 외국의 합작 영화, 중국산 드라마의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중국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중국 영화·드라마 산업이 해외 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