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12월20일] '제20회 샤먼(廈門) 마라톤'이 얼마 전 성황리에 개최됐다. 샤먼 마라톤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개최된 이후 현대화 도시를 대표하는 샤먼과 오랜 전통을 가진 스포츠인 마라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함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2022 샤먼 마라톤'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많은 선수들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 마라톤으로 도시에 활기를 더한 샤먼
샤먼 섬을 둘러싼 환도로(環島路)는 그림 같은 풍경으로도 유명하지만, 샤먼 마라톤의 주요 트랙이기도 하다. 총길이 43㎞에 달하는 환도로에는 봄∙여름∙가을∙겨울, 밤낮 가리지 않고 언제든 달리기를 하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2002년 말 한 네티즌이 샤먼 환도로에서 국제마라톤대회를 열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샤먼시 정부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중국육상협회의 지원하에 이듬해 3월 제1회 샤먼 마라톤이 개최됐다. 20년이 지난 지금 샤먼은 '마라톤 도시'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쉴 때면 이곳에 와서 달려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달리면 기분이 얼마나 상쾌한지 모릅니다." 샤먼 시민 천(陳)씨는 환도로를 달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년 동안 마라톤과 함께 성장해온 샤먼. 이제는 도시 구석구석에서 마라톤의 흔적을 찾을 수 있고 마라톤에서 파생된 스포츠 정신은 도시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샤먼 마라톤의 흥행으로 샤먼에 스포츠 열풍이 일어났다. 체육시설인 '근린 운동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샤먼 시민들은 집 근처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롼둔량(阮敦梁) 샤먼시 체육국 국장은 "샤먼시가 시민들의 달리기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 올해 300여 개의 '근린 운동장'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롼 국장은 매년 열리는 샤먼 마라톤 덕분에 마라톤 트랙을 따라 건물·도로·도시경관 등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마라톤이 샤먼시에 미친 영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4년부터 샤먼 마라톤 조직위원회는 '행동하는 녹색 달리기'라는 계획을 실시했다. 샤먼 마라톤이 열릴 때마다 사전에 300개의 가정을 모집했다. 대회 당일 마라톤 선수가 모두 출발한 뒤 이들은 가족 단위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길을 따라 버려진 음료수병이나 포장지 등의 쓰레기를 줍는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 샤먼 마라톤, 경제적 파급효과만 8천억원 이상
그렇다면 20년 역사의 샤먼 마라톤이 만들어낸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2021년 샤먼시 체육산업발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샤먼 마라톤이 개최된 후 대회 참가자 수는 이미 72만 명(연인원)을 넘었고 그로 인한 종합 경제효과는 총 44억9천만 위안(약 8천428억원)에 달한다. 브랜드 가치는 모두 22억9천300만 위안(4천304억원)을 기록했다.
제1회 샤먼 마라톤 개최 전 샤먼시는 '돈 한 푼 쓰지 않는 대회'로 목표를 설정했다. 즉 대회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시장화 운영방식에 따라 사회에서 조달하기로 한 것이다. 그해 27개 기업이 찬조 의향을 밝혔고 조직위원회는 총 1천300만 위안(24억4천만원)의 찬조금을 확보했다.
샤먼 마라톤의 성공적인 개최는 곧 샤먼 스포츠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우밍셴(吳明顯) 샤먼체육산업그룹 회장은 스포츠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샤먼시가 2018년 스포츠산업단지를 조성해 철인 3종경기, 샤먼 육상 경기 등의 대회를 추가로 열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스포츠 대회의 개최로 스포츠용품 기업이 모여들었고 이는 샤먼 스포츠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샤먼 스포츠 산업의 총 생산가치는 528억 위안(9조9천11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가시적인 경제 효과 외에도 샤먼 마라톤은 샤먼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며 중국 마라톤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지난 2007년 샤먼 마라톤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증하는 골드라벨 대회로, 지난해에는 IAAF 인증 플래티넘 라벨 대회로 공인됐다. 이로써 샤먼 마라톤은 중국에서는 두번째로, 세계에서는 13번째로 플래티넘 라벨을 획득한 마라톤대회가 됐다.
지난달 27일 '2022 샤먼 마라톤' 남자부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 마라톤으로 도시 내실 다져
샤먼은 마라톤대회를 통해 도시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한편 이를 내실을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샤먼 마라톤 역사는 샤먼이라는 도시가 시행해온 공익사업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샤먼시는 지난 20년 동안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면서 '공익'에 중점을 두고 '스포츠+공익' 모델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지난 2010년 조직위원회는 샤먼시 적십자회에 '샤먼 마라톤 적십자 사랑의 기금'을 설립했다. 10년 후에는 중국 최초로 마라톤대회 자체적으로 공익기금회를 발족했다.
올해로 스무 살이 된 샤먼 마라톤이 앞으로 더욱 성장하며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