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치이(愛奇藝)에서 방영되고 있는 중국 최신 드라마 ‘최고의 우리’(最好的我們)는 200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평범한 고등학생인 겅겅(耿耿)과 그의 짝궁 위화이(余淮)의 성장과정을 그린 드라마이다.
한국의 응답하라 시리즈가 복고풍을 일으키고 8,90년대에 대한 추억을 담은 드라마라면 중국의 드라마 ‘최고의 우리’는 80후(198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2000년대 중반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료 사진)
주인공들이 입은 교복은 80후에게는 추억의 패션이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매일 교복을 입어야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가 다닌 중고등학교에서 평일에 교복을 입지 않으면 점수가 깍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히 2교시 후에 있는 체조시간에는 무조건 교복을 입어야 했다.
다음은 군훈이다. 중국에서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일반적으로 7일 정도 군훈(軍訓)을 받는다. 중국의 한자녀 정책하에(2015년 폐지) 대부분의 80후는 형제자매가 없이 외동으로 자란 ‘소황제’가 많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키운 ‘소황제’들이 군훈을 견대내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에서 겅겅이 꾀병으로 쓰러지는 척했지만 현실에서 군훈을 할 때 쓰러지는 여학생들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군훈하기 전에 소지품 검사를 받을 때, 한 학생이 몰래 갖고 있던 한국소설 ‘그놈은 멋있었다’ 또한 80후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필자도 80후인데, 고등하교 때 한국소설 ‘그놈은 멋있었다’와 ‘늑대의 유혹’(번역본)을 반에서 예약하면서 돌려봤다. 그 시절, 함께 인기를 끌었던 소설은 중국의 작가 궈징밍(郭敬明)이 쓴 ‘환성’(幻城)과 한한(韓寒)의 ‘삼중문’(三重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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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수업시간에 제일 뒤좌석에 앉은 한 학생이 책을 잔뜩 쌓아놓고 그 뒤에 숨어서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있다. 만약 이 장면에 불량식품인 라티아오(辣條)도 함께 등장했다면 정말 완벽한 재현이다. 80후, 심지어 90후에게도 불량식품인 라티아오는 한국의 쫀드기처럼 추억의 간식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촌스러운 교복을 입고 ‘그놈은 멋있었다’를 돌려보고 라티아오를 먹으면서 깔깔거렸던 우리는 정말 아름답고 눈부셨을 것이다. 너무 눈부셔서 그때는 그 소중함을 미처 몰랐다. 이 드라마는 그 때의 소중한 기억을 하나씩 꺼내보는 계기가 되었다. 겅겅과 위화이가 고등학교 시절에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beyond 밴드가 부른 ‘活著便精彩’(살아있는 한 멋진 삶이 이어진다)이었다. 이것이 이 드라마가 전하려던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작가/가오양(高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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