羊質虎皮(양질호피)
◎글자풀이: 양 양(羊yáng), 바탕 질(質zhì), 범 호(虎hǔ) 가죽 피(皮pí).
◎뜻풀이: 양의 몸뚱이에 호랑이거죽을 씌워놓았다는 뜻이다.
◎유래:
『남사·양간전』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남북조시대 남조에 키가 구척이나 되는 무예가 출중한 양간이라는 장사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출중한 무예에 탄복하여 그를 맹호라고 불렀다.
어느 한 번 그는 부친을 따라 북위로 가게 되었다. 북위황제는 그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본인을 만나보지 못해서 언제나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양간을 직접 만나게 된 황제는 무척 기뻤다. 양간을 궁중으로 불러들인 북위황제가 물었다.
"듣자니 다들 자네를 맹호라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 혹시 양질호피는 아닌가?"
그 말을 듣자 양간은 즉시 엎드려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범의 자세를 취하면서 으흥 하고 힘을 썼다. 북위황제가 웬일인가 싶어 내려다보니 양간이 금방 짚었던 자리에 열손가락 자국이 깊숙이 나있었다.
이를 본 문무대신들도 입을 떡 벌리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때 북위황제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 과연 장수로군. 짐은 오늘 자네한테 진심으로 탄복했노라."
'양질호피(羊質虎皮)'란 사자성어는 바로 이런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사자성어는 또 겉으로는 강한 것 같지만 사실상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사람을 비유해서도 쓰인다.
그 후 양간은 남방에 있는 양국이란 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양국의 황제인 간문제는 그를 장군으로 봉했다. 당시 양국의 대신이었던 후경이 군사를 모아 반란을 일으켜 양국은 위급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양간은 친히 군사를 인솔하여 용감하게 적들과 맞서 싸웠기 때문에 후경은 양국의 도읍을 점령할 수가 없었다.
급해난 후경은 아주 독한 계책을 꾸몄다. 그는 사람을 파견하여 양간의 아들을 잡아오게 하고 성벽에 묶어 매달아 놓았다. 그러고는 "네 아들의 목숨이 내손에 달렸는데 친아들이 중요한지 다 무너져가는 도읍이 중요한지 잘 판단하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양간은 도읍의 수많은 백성들의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는데 내가 어찌 자신의 아들 하나만을 위해서 굴복할 수 있겠는가 하면서 맞서 나섰다.
악독한 후경은 그의 아들을 바로 죽이지 않고 며칠 동안 악독한 고문만 들이댔다.
온 몸이 피투성이 된 아들을 보는 양간의 마음은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아들을 향해 외쳤다. "아들아, 아버지는 이 한 몸도 나라에 바칠 수 있는 충신으로서 어찌 나만의 불행만 생각하겠느냐." 말을 마친 양간은 아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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