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천금(一飯千金)
◎글자풀이: 한 일(一), 밥 반(飯), 일천 천(千), 쇠 금(金)
◎뜻풀이: 밥 한 끼를 얻어먹고 천금을 주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은혜에 후하게 보답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유래:
유방(劉邦)을 도와 군사를 일으킨 한나라의 개국공신 한신(韓信)은 어릴 적 끼니조차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집안이 가난하여 친구인 정장(亭長)네 집에서 신세를 지며 공밥을 얻어먹었다. 시간이 흐르자 정장(亭長)의 부인은 빈둥대며 쌀만 축내는 한신이 못마땅하여 밥을 감추며 내어주지 않았다. 이를 눈치 챈 한신은 그 길로 집을 뛰쳐나왔다.
그 후 한신은 강에서 고기를 낚으며 연명하였는데 한 마리도 낚지 못해 허탕치는 날이면 어김없이 배를 곯아야했다.
매일 강가에 나와 빨래하던 한 노파가 그를 불쌍히 여겨 먹을 것을 내어주었다. 한신은 허겁지겁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그러나 고맙고 미안한 마음 한편으로 사내대장부가 노파가 주는 음식이나 받아먹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고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는 노파에게 장차 부유해지면 황금 천냥으로 보답하겠다며 호언장담했다.
그러자 노파가 정색하며 말했다.
"대장부로 태어나 배를 곯고 다니는 신세에 무슨 얼어죽을 부귀영화인 게냐. 그저 불쌍해서 먹을 것을 줬더니 네 눈엔 보답 따위를 바라는 것으로 보이냐? "
말재주가 없는 한신은 노파의 말에 대꾸조차 못하고 제자리에 한참을 서있었다.
"보아하니 현실에 안주하며 허송세월하는 젊은이 같은데 고작 고기 몇 마리를 잡아 어찌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위수가에서 낚시를 하다가 주문왕(周文王)을 만나 제후에 봉해진 강태공(姜太公)이라면 모를까. 노파심에서 하는 얘기니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게. 혹시 고기를 못 잡으면 나를 찾아 오게나. 배는 곯지 않게 해줄터니..."
노파의 말이 끝나자 한신은 허리를 굽혀 절하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집에 돌아온 한신은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창문을 여니 쌀쌀한 가을바람이 들어왔다. 한신은 창가에 기대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한 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20년전 영웅호걸들이 득세했던 전국시기에 태어났어도 내 재능으로 부귀영화는 어렵지 않았을 텐데…"
얼마 후 진승(陳勝), 오광(吳廣)이 대택향(大澤響)에서 진나라에 대항한 봉기를 일으켰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한신은 이것이 기회라 생각하고 서초군(西楚軍)에 가담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주 가던 낚시터를 찾아가 동으로 줄기차게 흐르는 강을 마주하고 서서 제후 왕이 되지 않으면 고향에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굳게 다짐했다.
훗날 한신이 한나라 유방을 위해 많은 공을 세우고 초왕(楚王)에 봉해졌을 때 불현 듯 옛날 자기에게 밥을 주었던 노파가 생각났다. 그리하여 술과 안주와 함께 황금 1천 냥을 보내 은혜에 보답했다. 사자성어 "일반천금(一飯千金)"은 바로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으며 조그마한 은혜에 후하게 보답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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