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많은 예능 프로그램은 한국식 예능 포맷을 수입해서 제작한 것이다. '나는 가수다'(我是歌手)를 시작으로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兒), '런닝맨' (奔跑吧兄弟)등 여러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한국 드라마뿐만 아니라 한국 예능도 ‘한류’의 공신이 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한류 예능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아이치이(愛奇藝)에서 방영된 웹 예능 '기파설'(奇葩說)은 중국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큰 사랑을 받았다.
(자료 사진)
중국어에서 '기파설'의 이 ‘기파’(奇葩)란 단어는 원래 진기하고 아름다운 꽃이란 뜻이었는데 인터넷 용어에서는 어떤 사람 혹은 사물이 매우 특이하고 개성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4년 시즌1을 시작으로 지난 5월 시즌3까지 모두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으며 현재 시즌4를 준비하고 있다.
'기파설'은 오디션을 통해 각 계층에서 토크를 잘하는‘기파’를 모집한다. 그리고 한 주제를 찬성과 반대 두 팀으로 나뉘어 토론대회를 하는 형식이다.
'기파설'의 오디션에 합격된 출연자 중에 대학교부터 토론대회를 참가하면서 명성을 날렸던 분들이 있는가 하면 독특한 세계관을 갖고 새로운 시각에서 주제를 바라보는 분들도 있다. 그야말로 각 분야의 ‘기파’들이 모인 곳이다. 게다가 말을 잘하기로 유명한 차이캉융(蔡康永)과 가오샤오쑹(高曉松)이 멘토를 담당하고 있고 중국 중앙방송국(CCTV) 아나운서 출신 마둥(馬東)이 MC를 맡고 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모 브랜드의 로고가 있으면 테이프로 가려서 촬영하지만 중국의 다른 예능 프로그램처럼 '기파설'에서도 제작지원 상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마둥 특유의 입담으로 광고를 맛깔나게 한다. 아마도 중국에서 유명한 만담꾼(相聲演員)이셨던 아버지(馬季)로부터 타고난 끼를 물려받은 듯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어떻게 광고마저 재밌게 할 수 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자료 사진)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많은 토론 주제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주제가 있다. 바로 ‘당신은 개방결혼(Open Marriage)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你能接受開放式婚姻嗎?)란 주제이다. 만약 개방결혼을 받아들인다면 불륜이란 단어가 없어질 것이다. 어찌보면 이 주제 자체는 애초에 받아들일 사람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2009년,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달팽이 집’(蝸居)은 바로 샤오싼(小三:제3자라는 뜻, 불륜녀를 칭함)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생인 궈하이자오(郭海藻)는 언니의 주택 구입 자금 때문에 시장 비서인 쑹스밍(宋思明)의 정부(情婦)가 되고 쑹스밍이 하이자오를 사랑하게 되는 내용이다. 중국에서 정실부인이 샤오싼을 폭행했다는 소식은 인터넷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은‘달팽이 집’의 주인공 하이자오를 동정했고 나쁜 남자인 쑹스밍에 열광했다. 개방결혼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여전히 극히 적다. 그러나 '기파설'에서 이 주제를 다룸으로써 다양한 ‘기파’들의 생각을 알아볼수 있었다.
'기파설'은 토론형식으로 재미있는 주제와 사회문제를 다루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중국에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자체 제작된 '기파설'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작가/ 가오양(高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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