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동현 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국제 금융기관의 환영을 받는다는 것은 긍정적인 발전의 신호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경제체의 상황은 날로 악화되어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 수요가 줄어들면서 아시아의 경제성장은 뚜렷한 둔화세를 나타내었다. 따라서 성장세를 재회복하는 것은 역내 많은 국가들의 선결 과제로 대두되었다.
아시아에 있어서 빠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은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빈곤 퇴치에 더욱 도움이 된다. 아시아가 비록 빈곤 퇴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아시아에는 아직도 세계 60%의 빈곤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도로와 발전소, 통신망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은 생산력의 향상과 경제의 빠른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과거 아시아가 여타 개발도상지역에 비해 더 빠른 발전을 실현할 수 있었던 원인은 아시아가 인프라 분야에 더 많은 적재적소의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아시아는 장래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는 아시아의 저소득 국가에 적용될 뿐만 아니라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중등소득 국가, 나아가 한국 같은 고소득 국가들도 인프라 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아시아가 더욱 더 친환경적인 경제발전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일부 노후된 인프라 또한 교체되어야 한다.
중국의 인프라 건설은 양적으로도 많지만 질적으로도 우수하여 중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은 경탄을 금치 못한다. 중국의 광활한 대지에 세계 수준의 고속도로와 철도가 종횡으로 교차하고 있고 건설 시공 속도는 신기록을 거듭 경신해 중국이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도록 추진했다.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WTO가입을 중국 경제가 고속으로 발전한 원인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만약 안정적인 전력과 양질의 도로 및 철도, 일류의 항구와 공항이 없었다면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중국은 대량의 인프라 건설과 동시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 전문적인 기술을 축적했고, 다른 개발도상국과 경험 공유를 통해 이들 개도국들이 빠른 경제성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론 인프라 건설의 투자가 비교적 크고,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외환보유고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점이다. 중국이 가진 이 두 가지 분야의 우위는 AIIB의 발전에 더욱 힘을 보탤 수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AIIB는 협력적이면서도 경쟁적인 관계에 있다. 새로 창립된 AIIB는 기존의 다자 발전은행에게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배울 수 있다. 더욱이 아시아에서 50년에 가까운 경험을 축적한 ADB는 얼마 후에 동일 지역 내에서 운행될 AIIB에게는 본보기적인 의미를 지닌다.
현실적으로 볼 때 두 은행기관 간에는 경쟁적인 요인이 존재하지만 경쟁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특히 고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더욱 그러하다. 이곳에서의 고객은 거대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필요로 하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말한다. ADB와 AIIB 간의 경쟁은 두 은행기관의 능력과 실력을 키우는 데 일조해 고객에게 더 나은 상품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아시아의 인프라 건설 수요는 엄청하다. 두 은행의 업무량을 합친다 하더라도 향후 시장이 필요로 하는 수요의 작은 부분을 충족시키는 데 그친다. 두 개발은행은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특히 대량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은행은 광활한 협력 비전을 가지고 있다. 만약 양측이 장기적이고 긴 안목으로 아시아의 전략적 도전 대응에 최선을 다한다면 선순환 경쟁과 윈윈 협력을 실현하는 한편 향후 풍성한 성과를 거둬 자국과 아시아 국민에게 희소식을 가져다 줄 것이다.
총괄하면 필자는 AIIB가 양호하게 운행되어 글로벌 발전은행 그룹 내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긍정적인 역량이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ADB와 AIIB가 상호호혜와 이익의 협력과 양호하고 질서 있는 경쟁을 통해 양측 모두 더 나은 서비스와 더 강한 능력을 가진 발전은행으로 거듭나 아시아와 아시아 국민들이 더 많은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번역: 이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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